지난 12일 비의장파 의원 8명이 전은혜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한 것에 대해 전은혜 의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모 의원의 의장직 탈취작전은 광진구의회의 또 다른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은혜 의장이 보도자료에서 본인이 발언한 녹취록을 공개하고 탈당계를 공개한 것에 대해 법적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향후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전은혜 의장이 보도자료를 통해 비의장파 의원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은 회의를 진행하는 전은혜 의장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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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혜 의장, 의장실 명의 보도자료에서 비의장파 의원들 주장 반박
전은혜 의장은 14일 밤늦게 의장실 명의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불신임 사유로 지목됐던 사안에 대해 반박했다. 전은혜 의장은 보도자료에서 “지난 8일 본회의에서 입장문을 통해 갑질 관련 직원에게 유감을 표했고, 본 현안이 인권위원회 조사 중에 있으며, 결과 발표 후 조속히 윤리위를 구성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진정한 사과를 위해서는 한 점의 의혹과 의문 없이 모든 문제들이 해소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공무원노조와 시민단체에도 윤리위원회 결과발표를 기다려 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고 불신임 사유 중 하나로 지목된 갑질의혹 사건에 대해 반박했다.
이어 전은혜 의장은 “상임위원장 선출 난항의 원인으로 본인을 지목한 일부 의원들의 의견에는 어처구니없다”며 선을 긋고 “정당 구분 없이 의원들이 직접 써낸 상임위 배정서의 의견을 대부분 반영했고 앞으로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면서 의원들이 직접 써낸 배정신청서를 공개해도 같은 의견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현 의장을 불신임하고 자신이 의장 자리에 오르겠다며 지역에서 공공연하게 발언하는 모 의원의 의장직 탈취 작전은 광진구의회의 ‘또 다른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전은혜 의장은 추윤구 의원의 탈당계 작성사실을 공개하면서 추 의원을 비난했다. 전 의장은 “1차 의장선거 결과 6표를 받은 추 의원은 자신의 당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민주당 고양석 의원을 밀었다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추 의원은 고 의원을 더 확실하게 밀어주기 위해 7월 9일 탈당발언을 비롯한 국민의힘 탈당신고서를 작성하였고 이후 2차 투표에서 고양석 의원에게 표를 던졌다.”고 주장한 후 “추윤구 의원은 오로지 본인의 욕망을 위해서 40년이 넘게 지켜온 민주당 당직을 한 순간에 버리고 그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국민의힘도 고작 입당 3개월 만에 탈당하려는 ‘철새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 전은혜 의장은 추윤구 의원의 국민의힘 탈당 발언이 담긴 녹음요약본을 공개했다. 추 의원이 작성한 탈당신고서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의회에 오면 열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녹음요약본에서 추윤구 의원은 ‘상임위원장을 저쪽(고상순 의원을 지지한 4명의 의원)에 하나도 주면 안 된다.’ ‘국힘에서 탈당하겠다.’ ‘전은혜 의원을 찍어주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적시되어 있다.
이와 관련 전은혜 의장은 “이렇게 추윤구 의원은 전은혜 의장당선을 축하하는 등 사실상 선출된 의장을 인정한 상태에서 곧바로 본인의 욕망을 위해 불복하고 불신임을 위한 공작을 계획했음이 밝혀졌다. 의원들의 실수와 허물은 의장으로서 품고 포용하되 잘못된 위법행위나 동료의원을 매장시키려는 등 비상식적 행위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전은혜 의장은 “광진구민들께 면목이 없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가는 과정중에서 발생하는 홍역이 지나가면 ‘공정과 상식이 바로선 광진구의회’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도자료와 함께 첨부된 녹취파일은 4분 40초 분량으로 김강산 의원이 녹음해 공개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관련 김강산 의원은 “15일 2차 투표가 끝난 직후 추윤구 의장이 의장실로 불렀다. 가보니 김상배 의원도 같이 있었다. 추 의원은 8명의 의원이 모종의 약속을 했는데 (약속대로 이행되지 않자) 분노한 것이다. 녹음은 평소 (추의원의) 말이 자주 바뀐 적이 많아 하게 되었다.”며 녹음배경을 밝혔다.
전은혜 의장 “상임위구성과 관련해 의원들의 의견 충분히 듣고 있다.”
이와 관련 전은혜 의장은 16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탈당신고서는 의장선거 후 시간을 두고 추윤구 의장 짐을 다 뺀 후 의장실에 갔을 때 신고서가 의장 책상위에 있었다. 대신 접수해달라는 것으로 이해했었다. 상임위원회 구성문제는 의원들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 대부분 본인들이 원하는 대로 상임위에 배정했으며, 다만 복지건설위원회를 오래 한 의원을 기획행정위로 옮겼고, 또 복지건설위를 지망한 다른 위원은 해당 정당 원내대표와 협의해 기획행정위원회로 배정했다. 이후 그 의원에게 의견을 물었지만 복지로 보내달라고 하지 않았다. 또 다른 복지를 원한 의원은 이해충돌 문제가 있다고 설득했다. 운영위원회는 12명이 신청해 정원보다 훨씬 많았다. 일단 원내대표 2명을 넣고 갑과을, 정당을 고려해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각 3명씩 배정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서 의원교체를 요청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해당 의원들에게 물어보니 아직도 상임위원회 배정에 대해 확실히 말하지 못한다. 전반기 때는 아예 배정표를 보여주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독선적으로 상임위원회를 배정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은혜 의장은 “당초 8일 원구성을 마치려고 했지만 8명의 의원들이 회의에 들어오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선거를 하면 질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각오하고 회의를 하자고 했었다. 20일 날 회의를 하게 된 것은 8명이 확실히 상임위원회를 정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제주도는 그 중간에 비는 날이 있고 예약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연수를 다녀 온 것이다.”며 원구성을 마치지 못한 것은 회의에 불참한 의원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장명의가 아닌 의장실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광진구의회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와 관련 ‘이번 사안과 관련해 비서실이나 부속실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전은혜 의장은 “의회 홍보팀을 통해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부속실이 있고 비서실장이 있으니 거기서 알아서 한 것이다. 비서실장이 대응을 하겠다고 해서 알았다고 답해 준 것이다.”고 답했다.
추윤구 의원, ‘녹음파일, 탈당신고서 공개, 위법사실 있으면 법적대응 하겠다.“
녹취록과 탈당신고서 공개에 추윤구 의원은 법적인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추윤구 의원은 16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강산 의원과 만난 것은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면서 “당시 2차 투표 전에 8명이 모여서 의견을 통일하기로 했다. 그런데 2차 투표 전날 갑자기 국민의힘 A의원이 자신을 찍어달라고 하는 일이 있었다. 그 이전에 나는 국민의힘 의장후보로 선출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의장이 되지 못한 상태였다. 약속을 어기고 딴 얘길 해서 홧김에 A의원을 찍어주느니 전은혜 의원을 찍겠다고 말한 것이지 진심은 아니었다. 의장 선출 한참 전에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것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이전 임에도 마치 의장을 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것처럼 말한 것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의장을 하려고 입당한 것은 맞지만 당시 무소속이었다. 무소속이 정당에 입당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의장후보로 선출해 놓고도 엉뚱한 짓들을 했다. 그래서 탈당계를 작성했고 그 사실도 의원들에게 공개했다. 탈당신고서는 의장실을 나오면서 부속실에 맡겨놓았는데 어떤 경위로 그게 전은혜 의장 손에 들어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추윤구 의원은 “전은혜 의장의 언급 중에 ‘자신이 의장자리에 오르겠다며 지역에서 공공연하게 발언하는 모 의원’이라는 말이 있다. 본인은 그런 생각을 한 적도, 그런 말을 한 적도 없다. 녹음파일과 개인 물건인 탈당신고서를 본인의 양해도 받지 않고 공개한 것 등에 대해 법률적인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변호사를 만나 논의 하겠으며, 위법사실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전은혜 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불신임하고 의장자리에 오르겠다며 공공연히 지역에서 발언하는 모 의원이 있다고 했는데 공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여러 명의 비의장파 의원들에게 질문했지만 아무도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고 한적도 없다고 답했다. 질문을 받은 의원들은 “그런 뜻을 갖고 있더라도 불신임안도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누가 그런 말을 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더 나아가 일부 의원은 ’전은혜 의장이 지어낸 말이다. 거짓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부분은 향후 전은혜 의장이 실명을 공개해야 사실여부가 확인될 전망이다.
결국 의장선거와 원구성과정에서의 갈등은 비의장파 의원들의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 제출로 폭발했고, 전은혜 의장도 녹취록 공개로 맞서며 양측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모양새다. 당선 1개월도 안되어 불신임을 하는 것도, 의장이 의장실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동료의원을 비난하고 녹취록을 공개하는 것도 전례를 찾기 힘들며 극한대립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진구의회의 정상화는 요원해 보이며 갈등이 깊을수록 그 후유증 또한 오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언제쯤 구민을 위한 광진구의회가 될 수 있을지, 구의회를 지켜보는 구민들의 마음은 한 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무더위만큼 이나 짜증나고 지겹게 느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