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검정 토끼>
오세나 글·그림 / 달그림 / 어린이책과 노닐다 공미진
 
디지털광진   기사입력  2023/05/01 [16:58]

왜 하얀 토끼가 아니고 검정 토끼일까? 앞표지에 나온 검정 색깔의 토끼 모습. 그 표지 안쪽을 들여다보면 아름다운 천연색들로 가득 찬 것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검정 토끼들이 바스락바스락 

폴짝폴짝 

귀 쫑긋 

검정 토끼들이 고물고물

 

▲ 검정토끼  © 디지털광진

고물고물? '고물(거리다)'의 뜻은 '매우 느리고 좀스럽게 자꾸 움직이는 모양'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저는 고물이 연상되었습니다. 헐거나 낡은 물건. 이중적인 의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장을 더 펼쳐봅니다.

 

이제 '오물오물 검정 토끼들'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오물오물? 내가 아는 그 오물? 배설물, 쓰레기, 더러운 물건 등등. 참 이상한 그림책입니다. 검정 토끼와 고물, 오물의 관계는 무얼까?

 

하얀빛 앞으로 모인 많은 검정 토끼들이 트럭을 타고 숲으로 이동합니다. 새벽 숲에 버려진 검정 토끼들. 푸른 숲과는 대조적으로 숨은그림찾기처럼 검정 토끼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그 후 엄청나게 커지고 커져서 터지게 되면 민들레 홀씨처럼 씨앗을 뿌리며 흩어집니다. 처음에는 풀숲에서, 나중에는 바다에서. 그중에 홀씨들을 주의 깊게 보면 우리가 보는 익숙한 물건들이 눈에 띕니다. 그리고 홀씨들은 바다로 빠져들어 갑니다.

 

천년이 지나도 죽지 않는 신비로운 색으로 사는 것이 무엇일까? ~, 탄식이 나옵니다. 이제야 그 비밀을 알았습니다.

 

비닐봉지는 천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우리가 수없이 쓰고 버리는 비닐봉지들. 검정 토끼는 우리들의 욕망이 아닐까요? 알록달록한 쓰레기들을 버리는 소비문화에 빠져 사는 우리들의 현주소! 검정 토끼를 거대하게 만든 주인공이 우리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작가는 전봇대 아래 버려진 쓰레기 더미를 보고 이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난 뒤 "검정 토끼가 무엇일까?"라고 물어보니 선뜻 대답하지 못합니다. 쓰레기를 아름다운 어휘로 포장해서 오히려 작가의 생각이 어린이들에게는 다르게 비치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 책의 마지막 면지에 나와 있는 수산물 운송차를 혹시 발견하셨나요? 오색찬란한 그 쓰레기가 돌고 돌아 우리 식탁으로 올라오게 된다면? 작가는 마지막까지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제목만큼이나 신선하게 다가왔던 오세나 그림책 <검정 토끼>

 

우리 모두 이 책을 통해 환경을 생각해 봤으면, 더 나아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미래 사회에는 '검정 토끼'들이 사라졌으면하고 바라봅니다.

 

 글을 써주신 공미진 님은 '어린이책과 노닐다'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3/05/01 [16:58]   ⓒ 디지털광진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