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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의 고민
글.그림 김상근/사계절/어린이책시민연대 김소연
 
디지털광진   기사입력  2018/12/31 [14:11]

두더지의 고민이라는 제목에 알맞게 책의 표지에는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두더지가 머리에 눈이 쌓인 채 앞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나타난다. 두더지는 무슨 고민을 하길래 눈이 펑펑 내리는 추운 겨울날 머리에 눈이 쌓인 것도 모르는 채로 있는 것일까. 수능이 막 끝난 나의 입장에서는 두더지가 가방을 꼭 쥐고 있는 모습이 마치 학원에서 나와 집으로 가는 모습처럼 보인다.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면서 시험 성적이나 혹은 대학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 두더지의 고민     © 디지털광진

하지만,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두더지의 고민은 친구와 관련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은 왜 친구가 없을까에 대한 걱정으로 밤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그동안 얼마나 외로웠으면 길을 따라 눈덩이를 굴리면서도 고민에 사로잡혀 주변에 있는 친구들을 보지 못했던 것일까. 그는 결국 마지막에 그가 굴린 눈덩이 안에 있는 친구들을 구하면서 고민을 해결했지만, 애초에 주변을 잘 살펴봤으면 좀 더 일찍 친구들을 사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책 속의 두더지처럼, 우리도 고민에 빠질 때 주변을 살피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가지 고민 자체에 골몰하여 막상 가까이에 있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책의 작가는 눈덩이 굴리기에 열중하여 토끼의 쫑긋 귀와, 여우의 피리 소리와, 멧돼지의 맛있는 음식 냄새 등을 놓친 두더지의 모습을 통해 앞서 말한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아마도 그는 우리에게 문제를 보는 시야를 넓혀 주변까지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 좀 더 효율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그림책을 통해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글을 써주신 김소연 님은 어린이책시민연대 광진지회에서 활동하는 염은희님의 자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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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2/31 [14:11]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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