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전 세계의 공동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문제는 발생 원인에서부터 해법까지 나라별로 입장차가 크고 복잡해 단일한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때에 영어토론회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대원여고 학생들이 ‘지구온난화’를 주제로 영어토론회를 개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신흥공업국 인도와 중국 대표단 ©디지털광진 |
|
대원여고 3학년생 23명으로 구성된 ‘영어토론클럽’(지도교사 이경만)에서는 25일 오후 대원여고 창의관 강의실에서 ‘지구온난화’를 주제로 영어토론능력 향상을 위한 영어토론회를 개최했다.
‘대원여고 영어토론클럽’은 방과 후 수업 자율동아리로 이날 토론회는 한국, 미국, 유럽, 중국, 남미, 유엔 대표역을 맡은 학생들이 영어로 각국의 환경정책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학생들의 토론회는 1, 2학년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이 방청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경만 지도교사는 “환경에 관한 책과 자료를 읽고 번역하고, 연습해서 오늘의 이 자리를 만들었다. 1개월 준비해 이러한 자리를 만든 것은 기적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그 동안 영어원서를 각자 읽고 에세이를 쓰고 발표하는 활동을 해왔고 이번에 영어 말하기 활동으로 영어 디베이트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오늘 토론회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환경정책을 영어로 토론하게 된다. 열심히 준비한 수준 높은 토론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한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간 학생들은 각 국별로 환경정책,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노력,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노력, 환경보존을 위한 노력을 설명하고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피력했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과 환경을 위한 노력에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있어서는 나라별로 강조점이 달랐다. 한국의 경우 중국의 산업화와 우리나라 환경피해에 대한 대책요구가 있었고, 미국은 환경에 관련된 정책을 기업들이 실천할 것을 강조했다.
일본은 탄소배출권 거래제와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노력을 설명했고, 유럽은 유럽이 져야하는 환경파괴의 책임과 개발도상국을 위한 구체적인 재정적, 기술적 지원방안 마련을 강조했다. 신흥 공업국으로 떠오른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은 환경에 대한 선진국들의 책임을 강조했으며 유엔대표는 세계적 환경협약 전개과정을 설명하고 각국의 노력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은 PPT를 통해 우리말로 대략적인 토론주제와 요약내용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토론은 철저히 영어로 진행되었다. 토론에 참여한 학생들은 각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등장해 시종일관 진지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쳤으며, 마지막 인사는 그 나라의 언어를 사용했다.
토론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한국영어교육학회 김임득 전 회장은 “학생들이 너무 예쁘게 잘해 대학 캠퍼스 디베이트 같았다. 통합교과교육은 영어뿐만 아니라 과학, 수학, 언어사용능력까지 측정하는 것이다. 영어 사용능력은 읽고 토론하고 말하고 써야한다. 향후 초중고 영어교육은 오늘 대원여고의 디베이트처럼 변모하고 발전해나가야 할 것이다.”고 학생들을 칭찬했다.
▲ 토론회가 끝난 후 한국영어교육학회 김임득 전 회장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디지털광진 |
|
권현숙 교장은 “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감개무량하다. 옆에 외고가 있지만 자율동아리고 디베이트 선생님과 함께 하지는 않는다. 일반고 학생들도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갖게 해주었다. 각 나라의 경제사회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처방안을 과학지식을 바탕으로 영어로 표현한 것은 대단한 것이다. 또한 공동체의식을 배우고 미래지향적인 실력을 갖추는 계기도 되었다. 학생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유럽대표로 참가한 한지원 양은 “사실 고3인데 야간자습 시간에 연습하려니 속상하기도 했지만 영어토론을 잘 하고 싶기도 했다. PPT를 만드는 것도 많이 힘들었다. 친구들이 잘해줘서 기쁘고 이를 계기로 단합력을 기른 것도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유럽대표로 참여한 장하연 양은 “막상 끝내고 나니 얼떨떨하다. 시작은 막막했지만 하다 보니 재미도 있었고 환경에 대한 지식도 배우고 친구들과 소통한 것도 좋았다. 짧은 시간 안에 발음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대표로 참가한 이진 양은 “영어로 직접 쓰고 말하고 하다 보니 영어와 더 친해진 것 같다. 선생님이 처음 20페이지 분량인 것을 줄이라고 하셨는데 줄이다 보니 뭐가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과정에서 억양, 포인트를 표현하는 것도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원여고 영어토론클럽은 지난해 ‘한-일 역사갈등’을 주제로 수준 높은 영어토론회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학생들은 올해 ‘환경’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갖고 토론회를 열었지만 영어로 표현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각국의 환경정책을 집중 연구해 내용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원여고 영어토론클럽’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내년이 기대되고 있다.
▲ 25일 환경을 주제로 영어토론을 벌인 학생들과 지도교사인 이경만 선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디지털광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