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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부동산 계급은?
손 낙구 지음 <부동산 계급사회>
 
심범섭 시민기자
 
'부동산'과 <계급사회> 그리고 '손낙구'! 뜻밖의 만남이라는 생각이다. 우리가 잘 알던 민주노총의 명 대변인 손낙구가 책을 쓰다니...... 더구나 '부동산'이라는 물건으로 우리 '사회'의 '계급'성을 이야기하다니...... 글쎄, 그렇다면......
 
▶ 심범섭 선생님     ©디지털광진 ◀
하여간, 노무현정부를 내내 흔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던 말썽꾸러기 '부동산'은, 그러나 알고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시대, 모든 나라, 모든 정부 그리고 모든 사람을 다 괴롭히던 말썽꾸러기였음은 분명하다.  촛불의 바람으로 진정을 시켰다고는 해도 언제 어떻게 불어닥칠지 모를 이명박정부의 조국근대화 2탄의 폭발력을 생각해보면 백두대간 사이사이를 흐르는 골골 물길이 언제 또다시 대운하라는 뇌관을 두렵게 바라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진보집단의 한 저명인사가 부동산 열풍을 '부동산 망국병'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해 '극약을 처방해야 한다'는 조선시대 말 실학자 정약용의 처방전과 유사한 처방전을 내 놓고 있으니 우리 또한 독기를 품고 읽어내지 않을 수 없다.
 
'극약을 써야 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선 극약의 처방 할 수밖에 없는 진단서 첫머리를 들여다보자. 대한민국의 모든 사유지를 100으로 봤을 때 그 63%의 땅을 5%의 땅 투기꾼이 가지고 있다니!,  그런가 하면 놀라지 말라 '국민 40%가 셋방살이로 떠도는 내 집 없는 서러움의 현실'에서 남아도는 집이 무려 100만 채'라고 했다. 대체 이게 뭔 소린가. 집이 남아도는데 집이 모자라다니 알다가도 모를 이 요지경의 공간에 대동강물을 팔아먹던 봉이 김선달의 수법을 뺨치는 우리 대한민국의 위대한 사기꾼들이 똬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이 사기꾼들의 똬리를 한 겹만 풀고 들어가 보자. 대한민국 행자부의 공식 통계라고 했다. '집부자 열 사람이 5.508채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 무려 1,083채를 소유하고있다' 한다. 참으로 기가 막히다가도 기조차 막히지 못해서 웃음보가 터질 일이다. 그런데 그 위대한 사람도 실은 지금 우리와 함께 이 땅을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사람에게도 대한민국의 헌법1조에서부터 대한민국의 모든 법률과 법과 규정이 우리와 똑 같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 아무것도 그에게 법적으로 이상스러운 것은 없다. 허기야 그게 어찌 그 한 사람뿐이겠는가. 그래서 '극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소득 2만 달러'와 세계경제 열 손가락 안팎의 시장경제를 품에 안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은 소위 자유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가. 그러나 저 아득한 세상, 아라비안 나이트 천일야화에나 있을법한 그런 '극단의 아름다운 처방전'을 사기꾼이 판칠 수 있는 자유의 공간 대한민국에서 과연 누가 '오케이' 라고 사인하겠는가 말이다. 허기야 박정희나 전두환 같은 위대한 통치자들의 군화발 시대라면 몰라도.. 그렇다. 그건 정말 오래된 옛날의 이야기요 후진국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럴 것이다. 그래서 <부동산 계급사회>의 저자는 우선 한 발짝만 떼어놓자고 했다. 그랬다, 단 한 발짝이다. 뭐 100년쯤의 세월이 걸리더라도 아주 서서히 가는 그 첫 걸음에서라고 했다. 이를테면 불로소득 창출을 목적으로 한 집들의 '택지'에 부동산 정책을 정조준하게 되면 부동산 바람은 시나브로 삭아 들면서 영원히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실수요 한 채의 건물과 택지에 대해서는 소유권을 인정하고 나머지 불로 소득용 건물에 대해서는 건물의 소유권만을 인정하고, 택지를 '채권을 발행해서 국가가 매입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비용 150~200조의 자금은 국민연금기금을 빌리고 그 이자를 택지 사용자에게서 사용료를 받아 지불하게 되면 사실상 국가재정의 비용부담 없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소요되는 자금은 10년으로 상환하는데 이것이 부담스러우면 이를 10년으로 나눠서 처리하면 매년 소요되는 비용은 15조 내지 20조에 불과함으로 이런 부동산 정책은 정부가 맘만 먹으면 금방이라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대안이라는 것이다.
 
하여간, 이 부동산이야기는 '모든 인간은 부동산 앞에서 이중성을 띈다"는 저자의 말이 시사하듯 나와 내 가족이라는 현실적 주체가 재산증식은 물론 그것에 의해 사회적 계급장과 행불행의 질이 결정 된다는 사실 앞에서 우리는 저자가 제시하는 이 책 <부동산 계급사회>의 수 많은 부동산관련 통계와 저자의 예리한 분석이 그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거기에 더해 저자가 내놓는 국가의 정책에 대한 비판 그리고 대안은 읽는 이의 흥미를 넘어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우리의 흥미를 끄는 대목은 표지 뒷면이다. 이제 막 중3학력을 딴 저자의 딸 해인이는 언뜻 보면 철딱서니 없는 녀석이지만, 집과 관련된 우리의 희로애락을 발가락 다섯 개와 발바닥에 정말 아주 멋지게 담아놓고 있다. 해인이가 그린 발바닥을 따라 "땅 위에 살고 있나요?" 아니면 "지하방 또는 움막에 산다면 여기로 가세요" 를 따라가다 보면 "땅 위에 살고 싶다" 또는 "난 집부자야"라고 거만을 떠는 등의 부동산 계급장을 받게 되는데, 그 계급장이야말로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공간에서 당신이 행사할 수 있는 권력과 그리고 누릴 수 있는 삶과 행복의 내용이며 생존의 현실인 것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천지인, 곧 하늘과 땅과 사람은 어우러져야 한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인간이 나왔고 또 그래서 인간은 그 곳으로 돌아간다. 인간은 하늘과 땅의 자식이다. 그 인간의 고향이자 어머니인 땅을 찢고 쪼개고 조각을 내다니, 그래서 불로소득을 올리다니 아서라 이제는 말아라. 그래서다. '땅은 소유대상이기 이전에 물이나 공기와 같은 인간 생존의 근본이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 국가가 나설 때다. 현대 자본주의가 점령하고 있는 땅을 삶의 현장으로 돌려줘야 한다. 거기에 무슨 시장주의가 필요하단 말인가. 잘 못 되었다. 시장논리가 범해선 안 되는 영역이다. 땅은 생명활동의 근거이며 생명존재의 어머니다. 우리 인간의 어머니다. 땅을 하늘의 짝이 되게 하라. 그 천지의 합일은 우주의 이치가 아니던가. 그 때 비로소 하늘과 땅과 인간은 어우러질 것이다. 영원히
 



 
기사입력: 2008/09/23 [18:29]  최종편집: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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