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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와 아쉬움이 엇갈린 지방선거
정영섭 후보 완승, 시의원 선거 한나라당 돌풍으로 이변속출, 현역 구의원 12명 대거 당선- 당선자와 낙선자 릴레이 인터뷰
 
홍진기   기사입력  2002/06/14 [19:13]

6·13 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한나라당은 정영섭 후보가 광진구청장 3선고지에 오른 것을 비롯하여, 그 동안의 선거에서 단 한 석도 온전히 차지한 적이 없는 시의원 선거에서도 4개 선거구 중 3개 선거구를 휩쓰는 바람을 일으켰다.

구의원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당 내천을 받은 곽근수(중곡2동), 서덕원(군자동), 박현(구의3동)후보가 처음으로 구의원 배지를 달게 되는 등 16개 선거구 중 절반인 8석을 차지하여, 6석에 그친 민주당을 앞질러 (무소속 2석) 구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현 정영섭 구청장의 압승으로 끝난 구청장 선거.

13일 밤 정영섭 광진구청장 후보가 당선이 확정된 후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디지털광진

정영섭 당선자 9번째로 구청장 맡아

구청장 당선자인 정영섭 현 광진구청장은 지난 25년간 8차례나 구청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민선구청장 3선에 무난히 성공, 이번에 9번째 구청장직을 맡아 향 후 4년간 광진구정을 이끌게 되었다.

어려웠던 당내 경선을 거쳐 본선에서  71,161 (56.23%)를 획득, 젊음과 개혁을 앞세워 광진구청장에 도전한 민주당 김태윤 후보를 19,692표 차로 누르고, 무난히 세 번째 민선구청장으로 당선되었다.

정영섭 구청장 당선자는 "이번 광진구민의 위대한 선택은 민선1·2기 동안 벌여놓은 사업들을 마무리지어 21세기 미래형 복지광진 건설을 완성하라는 구민들의 뜻으로 알고, 마지막 임기를 겸허한 마음으로 신명을 바쳐 광진구민과 광진구 발전을 위해 모든 정열과 애정을 쏟아 붇겠다"라며 당선소감을 밝혔다.

김태윤 후보 "실망스럽지만 결과 겸허히 받아들인다."
반면 큰 표 차이로 낙선한 김태윤 후보는 결과에 실망감을 애써 감추지는 않았지만 담담하게 결과를 받아들이기 위해 애쓰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태윤 후보는 "민주당의 인기가 떨어진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었지만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으며, 정영섭 후보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선거기간 동안 성원해 주신 구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짧게 소감을 말했다.

한나라당 돌풍 속에 이변이 속출한 시의원 선거.
현역의원 줄줄이 낙마, 시의원 전원이 새얼굴.
서울시의원 선거에서는 당초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결과가 속출하여 눈길을 끌었다.
그 동안 광진구에서 있었던 서울시의원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한 번도 온전한 당선자(지난2기 선거에서 조상훈 의원이 당선된 적이 있으나, 재검표 결과 고명곤의원이 최종 당선되었다.)를 낸 적이 없을 만큼 참패을 거듭해 왔으며, 이번 선거에서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었던 2선거구를 제외하고는 민주당 후보들이 무난히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많았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예상보다 훨씬 한나라당의 바람은 거셌고, 그 결과 한나라당 이강일 후보와 유승주 후보가 민주당 임동순, 고명곤 현 서울시의원을 큰 표 차로 누르고 당선된 것을 비롯하여, 3선거구에서는 당선이 유력시되던 민주당 김선갑 후보가 한나라당 바람에 낙마하고 말았다. 민주당은 그 나마 4선거구에서 박래학 후보가 한나라당 정관훈 후보를 302표의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어 겨우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다.

낙선한 고명곤 현의원 "다시는 정치하지 않겠다"
강력한 경쟁자인 고명곤 후보를 큰 표차로 따돌리고 서울시의회에 입성하게 된 유승주 당선자는 "현역 시의원과 힘든 싸움을 벌여 당선되었다. 이는 주민들이 지난 7년간의 구의원 의정생활을 평가해준 결과라 생각하며, 민주당 정권에 대한 심판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 일을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의정활동을 할 것이며, 서울시정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도록 하겠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반면 한나라당 돌풍에 휩쓸려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낙선의 고배를 마신 고명곤 후보는 아쉬운 마음을 훌훌 털고 정치판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고명곤 후보는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결과 앞에 이제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더 이상 이러한 광풍(전국에 휘몰아친 한나라당 바람)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며 실망감을 표시한 후 앞으로는 더 이상 정치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당선자의 기쁨과 낙선자의 쓸쓸한 뒷모습이 담겨있는 인사말이 눈길을 끈다. (14일 동의초등학교 담벼락에 붙은 유승주 시의원 당선자의 당선사례와 고명곤 후보의 낙선 인사말)     ©디지털광진

 

김선갑 후보 충격적인 결과에 할 말 잃어.
광진구의 서울시의원 선거에서 가장 큰 이변으로 기록될 제3선거구선거에서 낙선한 김선갑 후보는 아예 할말을 잃었다. 김 후보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든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으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전날까지도 무난한 당선을 예상했던 김선갑 후보는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나 자신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번 선거에서 구민들이 무엇을 보고 선택했는지 모르겠다. 인물도, 전과기록도 안보고 투표한 것 같다. 성원을 보내준 분들에게는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문제는 지금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구의원 선거, 이변은 없었다.
현역의원 12명 당선, 한나라당 8석으로 절반 차지.
16명의 광진구의회 의원을 뽑는 구의원 선거에서 결국 이변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13명의 현 광진구의회 의원이 출마하여, 민주당 내천을 받지 못한 오재중 의원만이 낙선의 고배를 마셨을 뿐 나머지 12명의 의원들이 당선되어 다시 광진구의회를 이끌게 되었다.

또한 이번 선거결과 한나라당이 8명의 구의원을 당선시켜 6명에 그친 민주당을 2석 차이로 누르고(무소속 2명) 원내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지난 3기 때의 7 : 9의 열세를 뒤집었으며, 이에 따라 원 구성 등에 있어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되었다.

무소속 이종만 당선자 "어느당에도 입당 계획 없다."
이번에 새로 광진구의회에 입성하게된 당선자는 모두 4명으로, 대부분 현역의원이 출마하지 않은 선거구에서 당선되었으며, 구의2동에서 당선된 이종만 당선자를 제외하고는 전원 한나라당 내천후보들로 구의원선거에서도 미약하게나마 한나라당 바람이 불었음을 실감하게 하였다.

구의2동에서 당 내천 없이 순수한 무소속으로 세 명의 다른 경쟁자를 누르고  당선되어 4기 광진구의회에서 주가폭등이 예상되는 이종만 당선자는 선거결과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종만 당선자는 "무소속 후보로 설움도 많이 받았지만 지역 주민들이 평소 지역을 위해 봉사한 점을 높이 평가해 주신 것 같다.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겠다. 당분간 어느 정당에도 입당할 계획이 없으며 주민을 위한 봉사자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선소감을 밝혔다.

군자동에서 현역의원을 포함한 다른 세 명의 후보들과 치열한 경쟁 끝에 39.38%의 득표로 무난히 당선에 성공한 서덕원 당선자는 14일 오후 당선축하 마을잔치를 개최하는 등 들뜬 마음으로 구의회 개원을 기다리게 되었다.
서덕원 당선자는 "성원을 보내 준 군자동민들에게 너무나도 고맙고, 해야 할 일에 어깨가 무겁기만 하다. 구의원은 정치인이 아닌 참 봉사자라는 생각으로 군자동민들과 광진구민을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의 3동에서 처음으로 구의원에 당선된 박 현 후보도 구의회 개원을 기다리기는 마찬가지 이다. 박 현 당선자는 "구의3동 주민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구의원의 주된 업무는 광진구의 예산을 심의하고 집행을 감독하는 일이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의정활동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당선소감을 밝혔다.

최다득표는 윤호영 후보, 최다득표율은 추윤구 후보, 허운회 후보는 4선
선거결과를 보더라도 현역의원들의 강세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정당선거가 아닌 관계로 그 만큼 정치신인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별로 없음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기도 하다.

이번 구의원 선거에서 최다득표(6,855표), 2위 후보와 최다 표 차이(4,294)로 재선에 성공한 광장동 윤호영 의원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온 지난 4년간의 의정생활이 주민들에게 좋게 평가된 것 같다. 더욱 열심히 잘 하라는 뜻으로 알고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60.80%(6,405표)의 득표율로  광진구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며 3선에 성공한 중곡 4동 추윤구 당선자는 "지난 의정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당선소감을 밝혔다.

2위후보와의 최소 표 차이(164표)로 신승한 중곡3동 오재천 당선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재천 당선자는 "돈 없이 선거를 치루느라 무척이나 힘든 선거운동을 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좀더 열심히 의정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며 새롭게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반면 최동민 현 의원과의 치열한 접전 끝에 213차이로 석패한 자양2동 김경일 후보는 "역시 현역의원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았다. 최선을 다한 만큼 마음은 편안하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성동구와 분구 되기 전 성동구의회 초대의원으로 구의원에 당선된 뒤 이번 선거까지 내리 4선에 성공하여 광진구의회 유일의 4선 의원이 된 화양동 허운회 당선자는 "변함없이 지지해준 화양동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4선 의원으로써 이번 의회에서는 큰 일을 해보도록 하겠다."며 4기 원구성에서 의장에 출마할 뜻을 시사했다.

6·13 지방선거는 승자의 환호와 패자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막을 내렸다.
이제는 선거기간동안 있었던 반목과 대결을 뒤로하고 당선자는 당선자대로 의정활동과 구정을 잘 이끌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며, 낙선 후보들은 힘들겠지만 마음을 추스리고 평상심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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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06/14 [19:13]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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