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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까투리
권정생 글, 김세현 그림 / 낮은산 / 은혜로운(김성은)
 
디지털광진
 

굵은 먹 선의 제목과 밝은 주홍색 표지 색감이 먼저 눈길을 끌고 있다. 어딘가를 향해 달리는 엄마까투리 눈에는 흰 눈물이, 등에 탄 아홉 마리 꿩 병아리 눈에는 검은 먹 선의 눈물이 맺혀있다. 어머니의 사랑이 어떻다는 것을 일깨워 주려고 책을 쓰셨다는 작가 권정생 님의 인사말 다음으로 한 장을 넘기면 "산불이 났습니다." 로 그림책이야기는 시작된다. 봄이 한창인 산에 불이 난 것이다. 꽃샘바람에 불은 더 이리저리 번져가고 모두 큰 일 났다며 울부짖고 쫓겨 다녔다. 또 한 장을 넘겨보면 한 면 전체가 검정과 주홍의 먹 선들이 봄 산의 위급함과 격렬한 불길을 그대로 전해준다.

 

▲ 엄마 까투리     © 디지털광진

산골짜기 다복솔 나무 아래 갓 태어난 꿩 병아리 아홉 마리가 삐삐, 삐삐 울면서 엄마를 따라다닌다. 깍깍 깍깍 새끼를 부르며 엄마 까투리는 허둥지둥 쫓겨 다니고 있다. 불길은 자꾸 가까이 다가오다 엄마 까투리를 덮쳤고 저도 모르게 푸드득 날아올랐다. 뭔가 깜박 잊은 게 생각 난 엄마 까투리는 하얀 눈물을 보이며 황급히 꿩 병아리들에게 돌아가고 그렇게 몇 번을 오르고 다시 내려오기를 반복하면서 혼자 달아나질 못했다. 두 날개를 펼치고 깍깍, 새끼들을 두 날개 밑에 숨기고 불길이 새끼들을 덮칠까 꼬옥꼬옥 보듬어 안았다. 사나운 불길이 엄마 까투리를 덮쳐도 더욱 꼭 두 날개를 오므리고 꼼짝없이 않았다. 그러고는 정신을 잃었다.

 

어머니의 사랑은 시대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거나,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엄마까투리]는 무한한 어머니의 사랑을 그대로 표현한 책이다. 가슴 아프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어머니의 사랑을 그윽하게 담아 놓았다. 무한 희생으로 비춰져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맑고 간결하면서 힘 있는 필선의 수묵화에 명료한 색감이 더해져서 더욱 잘 전달된다. 배고픔만을 달래주는 모성애보다 포근함과 부드러움을 전해주는 모성애가 애정 욕구를 더 잘 충족시켜 준다는 실험도 있었다. 불길 속 불안함마저도 감싸 안아 준 엄마까투리 날개의 포근함은 아홉 마리 꿩병아리들에게 삶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렇게 엄마까투리는

온몸이 바스라져 주저앉을 때까지

새끼들을 지켜 주고 있었다.‘ (본문중에서)

 

성장한 까투리들은 다 타버리고 재마저 날아가 버린 장소에서 엄마의 냄새를 기억하며 함께 모여 잠이 든다. 어쩌면 그 행동이 딸 냄새가 좋아서 시집 간 딸의 어릴 적 옷을 버리지 못했다는 친정엄마와, 그런 모정을 뒤늦게 깨닫고 눈물지었던 내 모습과 닮아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우리가 표현 해 온 부모자식 간의 사랑이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기보다 소유하려는 맘으로 행해진 사랑은 아니었는지, 어떻게 표현하고 주고받았는지, [엄마까투리]를 읽으며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글을 써주신 김성은 님은 어린이책시민연대 광진지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사입력: 2020/03/03 [09:04]  최종편집: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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