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터줏대감
유다정 글 / 정문주 그림/ 어린이책 시민연대 광진지회 박옥주 회원
 
디지털광진   기사입력  2019/12/23 [09:09]

터줏대감은 사람을 부르는 호칭이 아니라, 터주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터주는 터를 지켜주는 신이며 터는 집을 지을 자리를 말한다.

 

▲ 터줏대감 표지     ©디지털광진

이 책은 집을 지어가는 과정을 시작으로 집안 곳곳에 의미를 부여하고, 신이 함께 하는 것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 어머니들은 한푼 두푼 모아 집을 장만하고 처음으로 가족의 보금자리를 가졌을 때의 기쁨을 잊지 못했다. 그래서 너무나 귀하고 신성하게 생각했고, 소중한 것을 지키고 아끼고 돌보기 위한 작은 바램으로 가택신에게 고사를 지냈다.

 

제일 먼저 등장 하는 신은 집의 터를 지켜주는 터주신이다. 터줏대감이 땅을 잘 지켜주어야 집안 식구들 모두 평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집에서 모시는 신들 가운데 최고의 신 성주신이 있다. 성주는 대들보(마루)에 살면서 집을 지켜주고 부자가 되게 해준다. 대들보는 기둥과 기둥사이에 L자 모양으로 올리는 큰 나무를 이르는데 집이 무너지지 않게 지탱해 주는 중요한 일을 한다. 성주는 대들보처럼 집을 평안하게 지켜 주는 역할이다.다른 신과는 달리 부르지 않으면 절대 오지 않아서 성주를 모시기 위해 무당을 불러 성주맞이 굿을 한다.

 

이제 터를 잡고 대들보를 올렸으면 사람이 사는데 꼭 필요한 음식을 만드는 장소인 부엌이 있다. 부엌에는 불을 맞아 돌보는 조왕신이 있으며, 조왕신을 잘 모셔야 식구들이 건강하고 멀리 떠나 있는 가족들까지 지켜 준다고 믿었다. 우리 조상들은 새벽마다 부뚜막에 깨끗한 물을 올려놓고 가족들을 건강하게 해달라고 신에게 빌었다. 임신, 출산, 양육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주는 자애로운 삼신이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에 등장해서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이제 안채를 다 짓고 곳간을 짓기 시작한다. 곳간에는 재물을 늘려주는 업신이 있다. 업은 다른 가신들과는 달리 뱀, 두꺼비, 족제비 등과 같은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고 예고 없이 집에 들어가기도 하고 나가기도 한다. 그래서 집에 살던 두꺼비가 집을 나가면 복도 나간다고 믿고 집에 들어온 동물은 함부로 내쫓지 않았다고 한다. 모든 것 하나하나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다음으로는 장독대를 지키는 신으로 장맛을 지켜주는 청융신과 사람의 수명을 맞아 오래 살게 해주고 비를 내려 풍년이 들게 하는 재물의 신인 칠성신이 있다. 마지막으로 집안으로 귀신을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수문장신도 있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집안 모든 곳에 신들이 존재한다고 믿고 우리가 살고 있는 장소를 소중히 여겼다. 그러나 요즘에는 집 구조가 많이 달라져 가신신앙이 전해지고 있지 않다. 이 책은 한옥을 짓는 과정과 각 공간에 살고 있는 신들을 통해서 옛날 한옥의 구조와 특성을 흥미롭게 이야기 해주며 우리 전통신앙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글을 써주신 박옥주 님은 어린이책시민연대 광진지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9/12/23 [09:09]   ⓒ 디지털광진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