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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의원들 의사일정 불참, 이유는?
결산검사대표위원 자리 요구하며 행감특위와 현장방문 모두 불참.
 
디지털광진   기사입력  2019/03/20 [08:37]

광진구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14일 진행된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 위원장 선출부터 임시회 의사일정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불참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20일로 예정된 결산검사대표위원 선출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 13일 시작된 제224회 광진구의회 임시회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파행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지난 18일 오전 진행된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 모습     © 디지털광진

 

 

광진구의회는 지난 13일 제224회 광진구의회 임시회를 개회하고 20일까지 회기에 들어갔다. 이번 회기동안 광진구의회는 조례안 3건 등 6건의 안건을 심의하는 것 외에도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 구성, 결산검사위원 선임, 주요 현안이 있는 현장방문 등의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임시회 첫날 1차 본회의에서 고양석 의장을 제외한 13명의 의원으로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한 광진구의회는 이날 본회의가 끝난 후 진행될 예정되었던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장 선출이 의원들간의 이견으로 미뤄지면서 파행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다음날인 14일 진행된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에는 자유한국당 의원 5명이 모두 불참했으며 더불어민주당 8명의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장경희 의원이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이후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는 18일 회의를 열어 행정사무감사계획서 채택의 건을 심의했지만 이 회의에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모두 불참했다. 이때까지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불참사유를 건강상의 이유나 개인적인 일정이라고 밝혔을 뿐 다른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해까지 상임위원회별로 진행해왔던 행정사무감사를 올해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개별감사로 진행하자고 먼저 제안했음에도 감사계획서를 결정하는 회의에 모두 불참한 것은 말 못할 어떤 사정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급기야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19일 오전부터 진행된 현장방문에도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의원들에 따라 다른 의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특히 이날 현장방문에는 지역사회의 관심이 높은 중곡동 종합의료복합단지와 광장동 다목적공공복합시설이 포함돼 있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은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이유는 이날 오후 늦게야 확인되었다. 이날 5명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의회에 출근은 했지만 현장방문에는 참여하지 않고 의회에서 내부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고양석 의장에게 면담을 요청해 현장방문이 끝난 후 의장실에서 고양석 의장과의 면담이 이루어졌다.

 

이 자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고양석 의장에게 202차 본회의에서 선임예정인 ‘2018회계연도 결산검사위원에 자유한국당 의원을 대표위원으로 선임해줄 것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고양석 의장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면담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고 말았다.

 

면담이 끝난 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양석 의장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면담에서 결산검사대표위원에 대한 요구와 논의가 진행되었다고 확인해 주었다. 이 자리에서 고양석 의장은 결산검사 대표위원은 의원들과 협의해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힌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특위 위원장을 독식하면 안 된다며 상생과 협치를 요구해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의사일정 불참은 결산검사위원 자리가 원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따른 양측 의원들의 입장은 확연하게 갈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당초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자유한국당에 양보할 의사를 전달했음에도 아예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결산검사대표위원을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입장인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절대다수임을 앞세워 모든 의사결정을 민주당 맘대로 하고 있다며 소수당 의원들을 배려할 것을 요구했다.

 

광진구의회의 의석은 더불어민주당이 9, 자유한국당이 5석이다. 이러한 의석분포는 의회직에 있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의장과 상임위원장 3석을 모두 차지하고 자유한국당은 부의장 1석만을 갖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으며, 예산안심사 등 예민한 안건 심의에서 대부분 민주당 의원들의 의사가 관철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민주주의가 다수의 의견을 따르되 소수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지만 그럼에도 이번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의사일정 거부는 이해하기 힘들다. 실질적인 파행이 14일 시작되었지만 19일까지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의사일정 불참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건강상의 이유나 긴급한 개인일정이라고 밝혔을 뿐 정작 결산검사대표위원 선임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의사일정 불참이 자리싸움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자리를 이유로 의사일정에 불참하는 것 자체가 명분을 찾기 어렵고 지지를 얻기도 힘들다. 실제 개인사정이 있었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건강상의 이유 등 긴급한 상황을 제외하고 의사일정 참여보다 더 급한 의원의 개인사정이 무엇인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20일 본회의에는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일을 확실히 매듭짓지 않으면 이후 다음회기에도 이와 같은 일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의회 내부의 치열한 정책논쟁은 환영받겠지만 자리싸움은 구민들의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도 다수당이라는 것을 앞세우기 보다는 소수의 의견을 존중해 상생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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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3/20 [08:37]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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