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의회 장길천 의원 창작시입니다)
- 봄 -
- 장길천 작 -
먼 하늘 뭉게구름 흰 연기 둥실 저 오르면
아늑한 지면을 박차고 치솟는 삼월의 풀벌레 합창
허리띠 같은 실개천에 무르익는 물 구르는 소리
봄의 생명(生命) 소리
이제 막 새순이 돋아 솜처럼 보드라운 이끼가
파릇이 하늘을 동조(同調)하고
밤이면 설운 이슬방울에 금빛 눈물을 흘린다.
별빛마저 숨죽여 비추는 오염된 도시가 부끄럽다며
그런 동조적인 세상에 움침하고 수놓던 달무리
미련의 강심(江心)에 실랑이 벌이며 손짓하는
유혹(誘惑)에 더 지체하지 못하고 쓰러질 듯한 오후
봄바람이 실랑이는 산에도 사랑하는 임을 찾아
곧게 걷던 그 길목에도 내 임은 보이지 않아
속눈썹 굽이치고 온갖 상념(想念)에 방황하다
한 자루의 붓에 인생을 걸고 삼월을 사랑했다.
봄이여!
원하옵건대 그대 이름을 사랑하고파라.
*詩作노트*
봄에 한정된 시상을 탈고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임박하여
뚝섬 한강으로 나가 시상을 발췌해 봤습니다.
두터운 외투와 함께 지난겨울의 껍데기를 훌훌 벗어버리고
봄볕에 바스라지도록 내말려 두었습니다.
이른 아침 강심(江心)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보면서
봄이 열리는 소리에 귀 기울여 봅니다.
이제 곧 꽃망울을 터뜨릴 봄 속에서 어느 결에 살며시
다가온 봄볕은 얼어붙은 내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언제나 새봄은 찾아들지만 그때마다 느끼는 감홍은 또다른
새로움입니다.
짙은 물안개 너머 손짓하는 환희, 따사로운 햇살아래
미소 짓는 기대 등등...
사람마다 그 개성에 따라 느끼는 봄내음은 각각 다르나
목표하는 바는 한 가지, (희망). 그 단어에 모든 걸 걸어둔
채, 마음에는 따뜻한 봄의 여홍을 깊이 간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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