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광진구 침수피해 8천건 넘어.
인재냐? 천재지변이냐? 논란속 수해복구에 구슬땀.
 
홍진기   기사입력  2001/07/19 [23:41]
지난 15일 새벽 내린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광진구에 17일 까지 집계된 침수피해는 모두 8,092건으로, 유형별로는 주택 6,334건 공장 386건, 기타(상가등) 1,372건으로 주택의 경우 광진구 전체 가구 13만 7천 가구 중 약 4.5%에 달하는 가구가 침수피해를 당한 것으로 집계되어 이번 호우의 피해가 실로 막대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주민들은 오늘도 하루종일 무더운 땡볕 아래에서 물에 젖은 가구를 말리는 등 피해복구에 여념이 없었으며 광진구청도 각 부서별로 방역과 청소, 구호품을 전달하느라 눈코뜰새 없는 바쁜 하루를 보냈다.

[관련기사] 37년만의 폭우, 하늘이 원망스럽다.

침수피해 8,092건, 자양1동 1,549건으로 가장 극심한 피해 입어
본격적인 침수피해 조사가 진행되면서 침수피해는 대폭 늘어나고 있다. 15일 저녁까지 3천건에 달했던 침수피해는 17일 현재 8천건으로 늘어났다. 동별 피해건수는 자양1동이 1,546건으로 가장 많은 침수건수를 기록했으며, 화양동이 1,300건으로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중곡1동이 1,269건, 구의 1동 868건, 노유1동이 687건으로 집계되었으며 구의 3동이 21건, 광장동이 56건으로 그 중 피해가 가장 적었다.

이중 공장피해는 전체 386건이 집계된 가운데 지하 봉제공장이 밀집해 있는 중곡1동이 115건, 노유2동이 68건등 2개 동에서만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금액으로도 중곡 1동의 모 인쇄사의 경우 공장 침수로 구입한지 3일밖에 안 되는 시가 30억원 상당의 인쇄기를 못쓰게 되었다고 신고하였고, 인근 의류공장에서는 의류 10만점이 침수되어 4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하는 등 공장피해가 엄청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외에도 상가를 포함한 기타피해는 복개천 인근으로 상가가 밀집한 자양1동 378건, 먹자골목이 침수된 구의1동 254건, 중곡1동이 214건으로 집계되었다.

녹지분야 시설로는 중곡4동 산 3-27, 2-47 임야의 토사가 유출되고 유수방지책이 파손되었으며 광장동 산 65-2 등산로의 토사가 유출되었다. 광진구의 전체 피해액은 대략 200억원을 넘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침수피해 인재인가?. 천재지변인가?.
이번 침수피해의 원인은 일단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주된 원인이었다. 이론적으로 서울시 대부분의 하수관이 시간당 60mm의 비까지 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태에서 시간당 100mm의 비는 사실상 처리가 불가능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15일 새벽에 내린 비는 시간당으로는 37년만의 폭우로 빗물이 하수도로 흘러들지도 못한 채 곧바로 도로로 흘러 피해를 가중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98년도 수해에서 드러났듯이 최근 들어 집중호우가 빈번히 발생하는데 비해 빗물처리 용량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세워지지 않는 한 집중호우시 침수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도 비가 워낙 많이 온 것은 수궁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피해를 계속 입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피해가 심했던 자양1동과 구의 1동은 아차산의 물이 그대로 흘러 노면수와 합쳐지면서 자양사거리를 침수시켰고 그 물이 지대가 낮은 자양1동 복개천, 골목시장, 구의1동 먹자골목으로 흐르며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이 지역은 특히 98년 집중호우 때도 큰 피해를 당한 지역으로 다시 한번 반복된 침수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여기에 자양 1동 복개천지역은 복개된 도로 아래쪽의 하수관 규모가 작아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오후 자양초등학교에 설치된 이재민 수용소를 찾은 고건시장에게 자양1동
침수피해 주민이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며 항의하는 모습


광진구는 현재 광나루길 아차산 수계 분리공사를 진행 중에 있는데 이공사가 8월 10일 완공되면 자양1동과 구의1동의 침수피해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으로 피해가 심한 곳은 중곡 1동으로 이곳 역시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중곡1동 김광일 의원은 일단 많은 양의 비가 온 것은 사실이다. 중곡 1동의 피해지역은 크게 천호대로에 인접한 곳과 중곡빗물펌프장 앞 주택가이다.
천호대로 인근 주택가의 경우 지하철 5호선 공사로 도로가 높아졌고 그로 인해 빗물이 분산되지 않고 중곡1동쪽으로 흘러 피해가 커졌으며, 빗물펌프장 앞 주택가는 아차산에서 흘러내린 엄청난 양의 물을 빗물펌프장 펌프용량의 한계로 다 처리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며 펌프용량과 물 저장 탱크를 확대해야 된다는 의견을 조심스레 내놓았다.

이외 화양동의 경우도 성동구 송정동 빗물펌프장의 용량이 작아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빗물펌프장의 가동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자체 용량의 한계와 펌프장까지 이르는 하수관이 작은 것이 이번 침수피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자양빗물펌프장의 경우 15일 1시 40분부터 정상가동 되었지만 자양1동이 물난리를 겪는 동안 빗물펌프장에는 물이 많이 차지 않았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어 빗물이 원활하게 펌프장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한 근본적이고 시급한 조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98년도에 이어 침수피해를 당했다는 자양1동 이상현씨(가명)는 자꾸 구청에서는 비가 너무 많이 왔다. 어쩔 수 없었다. 아차산 수계분리공사만 완공되면 된다고만 한다. 하지만 우리가 볼 때 다음에 이런 비가 오면 또 침수될 것 같다. 하수관 용량이 작다면 용량을 키우든 어쩌든지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닌가?. 비가 많이 왔다는 타령만 하면 다음에 비가 더 많이 오면 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할 것이냐?.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주택침수 가구당 60만원, 주택가 소규모 공장침수 90만원 지원
침수피해 집계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이재민 구호활동도 활기를 띄고 있다. 광진구는 우선 주택침수 가구에 대한 현장실사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침수가구에 대해 모포, 휴대용가스렌지, 라면, 생필품 세트 등을 지급하고 있으며, 침수가구에 대해서는 침수주택 수리비로 60만원을 일괄 지급할 예정이다.

주택보다 피해규모가 훨씬 큰 공장침수에 대한 대책이나 보상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18일 발표를 통해 주택가 인근 소규모 공장에 대해 90만원의 재해복구비를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피해액에 비해서는 한참 모자라는 작은 액수이다. 이외에도 서울산업진흥재단(전화 : 6283-1011)에서는 침수피해 공장에 대해 운전자금 5천만 원, 시설자금 2억원까지 연리 5%의 저리로 융자해 주고 있으며, 서울중소기업청에서는 기계기설에 대해 무상수리 정비를 해주고 있다.

또한 가전 3사(삼성, LG, 대우)는 침수지역의 가전제품에 대한 무상점검수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일정은 7월 19일 중곡1동사무소, 20일 자양초등학교, 23일 군자동사무소, 24일 구의1동사무소, 25일 노유1동사무소 등으로 인근지역 침수피해 주민들은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한편 광진구는 침수지역에 대한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18일까지 환경미화원, 공무원, 군부대 장병 등 402명의 인력과 121대의 차량을 동원하여 침수피해지역 쓰레기 2천여 톤을 수거하였으며 19일까지 남은 500톤을 처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반쓰레기를 수해 쓰레기로 위장하여 내다버리는 얌체족들도 늘어나고 있어 쓰레기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침수피해 복구에 한마음으로 나설 때
광진구 가정복지과는 수해복구지원에 바쁜 와중에서도 침수피해를 당한 수급권자 119가구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이중 피부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박덕심(67. 중곡1동)씨 등 4명을 보건소에 의뢰, 가정방문치료를 받도록 조치하는 훈훈한 소식을 전했다.

광진구 뿐만 아니라 수도권 전체의 침수피해가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로 나타나 침수피해를 입은 주민들과 사업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피해를 계기로 보다 근본적인 호우대책을 세우고 하나하나 정비해 나가야 할 것이며 이런 때일수록 고통을 함께 나누는 상부상조하는 따스한 마음이 필요한 시기라 생각된다.


[수해현장 이모저모]




이번 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자양1동 주민들이 가재도구를 내놓고 청소를 하고있다




16일 이재민 대피소가 마련된 자양초등학교를 방문하여 이재민을 위로하는 정영섭
구청장. 정영섭 구청장은 집중호우가 쏟아진 15일 새벽 3시경 자양빗물 펌프장을
둘러보기 위해 집을 나서던 중 승용차가 광나루역 인근 지하차도에서 빗물에 휩쓸
리는 사고를 당했다. 간신히 몸만 빠져나왔지만 승용차는 정비공장에 맡겨졌다.




침수피해지역을 둘러보기위해 자양초등학교에 들른 고건 서울시장이 주민들로 부터
피해상황을 듣고 있다. 고건시장은 정영섭 구청장의 안내로 자양1동 침수지역을 1시간
가량 돌며 피해주민을 위로하고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관계공무원에게 지시했다




물기를 말리기 위해 밖에 쌓아놓은 지하다방 쇼파들(16일 구의1동 먹자골목)




자구책 침수피해가 빈번하자 아예 대문사이로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대문을 간이
칸막이로 막아놓은 주택(구의1동 먹자골목)




중곡동 가구거리도 이번 호우에 지하실등에 보관중인 가구의 침수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아예 인도를 막은 거대한 가구 쓰레기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대민지원 나온 육군 3298부대 장병이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18일 중곡1동)




이번 호우로 발생한 쓰레기는 모두 2,500여톤에 달한다. 쓰레기 처리에 구슬땀을
흘리는 청소미화원들과 대민지원나온 국군 장병들(18일 중곡1동)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1/07/19 [23:41]   ⓒ 디지털광진
 
  • 도배방지 이미지

젖은 옷을 말리기 위해 널어놓은 빨래들로 가득찬 자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