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통칭 6.13 지방선거 결과는 2017년 촛불혁명에서 2018년 한반도 평화분위기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서를 담은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촛불혁명으로 교체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다소 무거운 의미를 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더불어 민주당」은 크게 승리했습니다. 광진구 역시 구청장, 시의원선거에서 모두 승리했고 구의원 선거에서도 지역구 출마자 8명이 모두 당선되어 비례대표 포함 9명이 당선되었으며, 「자유한국당」은 선거구별로 1명씩만 당선되어 비례대표까지 총 5명이 의회에 입성했습니다. 그 외에는 어떤 정당도, 어느 정치인도 광진구정과 의회정치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이 또한 유권자들의 선택입니다.
6.13 지방선서 개표와 함께 「더불어 민주당」은 대한민국 정당정치의 주류 조직이 되었고, 지방자치단체 민선 7기가 시작된 첫 날과 함께 「더불어 민주당」 당적을 지닌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의회 의원들은 주류 정치인으로 올라섰습니다. 물론 일당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하거나, 자질이 의심스러운 정치인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방정부와 의회 장악에 실패한 야당과 정치인들은 너무 편향되었다며 유권자의 선택에 대해 볼멘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받으며 「더불어 민주당」 중심의 지방정치 민선 7기가 시작됐습니다. 정말 잘들 하셔야 합니다.
광진구에서 25년 동안 시민사회운동 현장에 있었던 필자는 이번 광진구 선거결과에 대해 의미 있는 긍정평가와 함께 조심스러운 질문의 답을 찾고 있습니다. 우선 유권자 선택의 결과이며 광진구 지역정치에 대한 구민들의 평가인 선거결과를 수용합니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광진구 미래에 필요한 정책에 투표를 했는가, 나는 광진구민의 대의를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정치인을 선택하였는가, 나는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개인의 영달보다 구민을 우선할 수 있는 민주적이고 성숙한 지도자를 찾았는가를 묻습니다. 부끄럽게도 스스로의 질문에 당당하게 답하지 못합니다. 촛불혁명 세력이 힘을 더 가져야하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원하고 실현해야하기 때문에, 국민정서에 반하는 몇몇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이 보기 싫어서 그냥 줄(line) 혹은 번호(Number) 투표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크게 반성하고 스스로 성찰합니다.
요즘 광진구의회를 보면서 불편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14명으로 구성된 광진구의회는 9명의 「더불어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5명의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로 양분되어 있습니다. 이 의원님들이 7월 1일 의원임기를 시작했으나 앞으로 2년 간 의회를 이끌어 갈 의장 선출을 놓고 점입가경의 행태들을 보여주십니다. 자리를 놓고 벌이는 이전투구 양상을 넘어 같은 당 소속의 의원들과 지역 정치인들 간의 줄 대기처럼 보이는 의심스러운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유권자의 대리인들인 의원들은 그 의미를 놓아 버린 듯 하고 오로지 감투를 쟁취하기 위한 독선과 아집, 편 가르기와 담합만 보일뿐입니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마음입니다.
광진구의 지역정치는 어떤 수준일까요? 다시 6.13 지방선거 과정을 돌아봅니다. 중앙정치에서는 다양한 정당과 소속 정치인들이 보이지만 지역정치는 그러지를 못합니다. 중앙의 ‘큰 정당’은 지역에서 ‘더 큰 정당’으로 존재하는 겁니다. 그 대표정당들의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과정은 그리 투명하거나 민주적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장 정치인의 영향력에 공천이 결정되고 정책과 정치의 전문성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정당의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을 유권자는 알 수 없었고, 그 결과는 구민 정서와 괴리되어 지지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한심스럽기도 했습니다. 유권자들도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자가 지닌 전문역량과 정치기대 등을 감안해서 정당을 투표한 경우가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그렇게 결정된 정당의 후보자들은 선거운동기간 자신만이 구민의 종복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광진구의 발전과 구민의 삶의 질을 높일 사람은 자신뿐이라고도 했습니다. 어떤 후보자도 가문의 영광이나 개인의 영달 혹은 좋은 감투를 쓰고 싶어서 출마했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필자와 유권자는 그 말을, 그 후보자들의 주장을 의심스럽지만 믿었고 소중한 한 표를 건네주었을 겁니다. 광진구 지역 정치인들은 선거기간 큰 소리로 이야기한 것은 지키고 있으신가요?
사회심리학자들은 개발도상국가들이 사회적으로 어수선한 것은 시민의식이 정치수준보다 더 높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합니다. 높은 수준의 시민들이 표출하는 정치욕구를 현실 정치인이 부합하지 못할 때 시민의 감정이 외부로 분출하게 되고 수차례 집적되면 스스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직접 민주주의를 행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너무나 크고 담대한 기대를 받고 출발한 민선 7기의 광진구정과 광진구의회의 선택된 정치인들이 광진구 유권자들의 기대를 도외시하거나 무능함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지 말아야 합니다. 유권자는 말없이 지켜보면서 지지와 응원은 보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옳고 그른지, 나태하고 거짓이 있는지, 개인의 이익으로 공익을 도외시 하는지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광진구 지역사회가 시끄러워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 광진구의회는 자꾸만 구민중심에서 특정 정당 중심으로, 민생을 위한 정치에서 개인을 위한 정략으로 조금씩 이동하는 것으로 보여 집니다. 광진구 의회에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광진주민연대 상임대표 민동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