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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이 뭐길래... 구의회 예결특위 파행.
예산안 심사 첫 날인 1일도 위원장 선출 못해. 예산안 심사 차질 우려.
 
디지털광진   기사입력  2017/12/02 [21:29]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할 광진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으로 예결특위가 파행을 겪고 있다. 예결특위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해 파행을 겪는 경우는 광진구의회에서는 전례를 찾기 힘든 일로 예산안 심사에 차질이 우려된다.

 

▲ 1일 오전 10시경 예결특위 회의실에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끝내 회의실에 들어오지 않았다.    © 디지털광진

 

 

광진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일 오전 10시부터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해 개회도 못한 채 하루를 보냈다. 이날은 기금과 감사담당관, 공공청사기획단 예산안 심사가 예정돼 있어 개회시간에 맞춰 의회에 온 관련부서 공무원들은 회의시작만 기다리다 11시 30분 경 구청으로 돌아갔다.

 

전날에 이어 1일에도 의원들은 정당별로 모여 대책을 논의했지만 전체가 모여 회의를 진행하지 못했고 끝내 위원장도 선출하지 못했다. 이날 오후 늦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위원장을 양보하는 대신 ‘지방분권 관련조례’와 '지방분권결의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특위 임시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수범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선 예결특위를 정상화 시켜야 하지 않나. 더불어민주당에서 위원장 후보를 사퇴하는 대신 지방분권조례안과 결의안을 상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제안에 대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지방분권조례안과 결의안은 이미 운영위에서 여건미비로 상정하지 않은 안건이다. 이제 와서 해달라는 것은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다. 위원장 선출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사안이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분권 조례안과 결의안은 이번 임시회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의안으로 채택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채택되지 않아 논란이 있었다. 지난 27일 1차 본회의 당시 박삼례 의원과 전병주 의원은 “지방분권 조례안과 결의안의 의안채택을 요구했지만 의장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의장이 의원들의 입법활동을 막는 것은 안 된다. 상임위에서 논의라도 해 달라”며 김창현 의장을 비난하며 의안채택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창현 의장은 “간담회에서도 반대의견을 낸 의원은 없었다. 하지만 의원들끼리 숙의하고 14명 의원들이 심도있게 논의한후 다음회기에 해도 늦지 않는다. 지방분권에 대해 의견을 일치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의안채택을 하지 않은 이유를 밝힌 바 있다.

 

▲ 복도를 지나던 김수범 임시위원장이 잠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끌려 회의실에 들어왔다가 곧바로 나가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회의를 진행하라며 김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 디지털광진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의안채택을 반대함에 따라 위원장 선출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모양새다. 김창현 의장이 직권상정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의견도 있지만 김 의장은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현재로서는 직권상정 가능성은 희박하다.

 

1일에도 위원장 선출에 실패하면서 파행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한쪽이 포기하지 않는 이상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임시위원장인 김수범 의원이 회의를 열지 않는 한 위원장을 선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사퇴한다고 해도 다음 순위는 다선, 연령순에 따라 예결위원장 후보인 박삼례 의원이 임시위원장이 된다. 어느 한 쪽이 대승적인 양보를 하지 않는 한 해결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광진구의회가 의장이나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장기간 파행을 겪은 것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예결특위 위원장 자리를 놓고 예산안 심사일정에 차질을 빚으면서까지 파행을 겪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그나마 의장이나 상임위원장 선출은 집행부 공무원과는 무관하게 의원들끼리만 회의를 진행하는 만큼 집행부의 업무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예결특위는 집행부 공무원들이 참석해야 한다. 당장 1일에도 30여명의 공무원들이 의회 본회의장에서 2시간 넘게 의원들을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했다. 또 다른 문제는 예산안 심사가 부실하게 진행될 우려다. 일부 의원들은 회의를 기다리면서 개별적으로 예산안 심사를 준비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함께 모인자리에서는 위원장 선출에 대한 논의가 우선이었다. 예산안 심사가 위원장 선출보다 뒷전으로 밀린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다.

 

7기 광진구의회 예결위원장 횟수와 순서를 볼 때 이번 예결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차례라는 주장도 나름의 이유가 있고, 합의가 안 되면 표결을 해야 한다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의 주장도 잘못된 것이라 말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내년도 광진구의 예산안 심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12월 4일에도 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할 경우 회기 연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광진구의회의 정례회 잔여일수는 많이 남아있어 3일정도 회기를 연장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특위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해 회기를 연장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위원장 선출이 정치공학적으로만 논의되다 보니 아직도 예결특위위원장을 맡으려는 의원들이 왜 위원장을 하려하는지 당사자들만 알고 있을뿐 나머지 의원들은 알지 못한다. 의원 개개인 보다는 광진구의회 전체를 생각하고, 광진구의회 전체 보다는 광진구민을 먼저 생각한다면 의외로 문제는 쉽게 풀릴 수 있다. 광진구 의원들의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한 때다.

 

▲ 결국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모두 나가고 속기사들만 남아 회의실을 지켰다.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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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02 [21:29]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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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팽이 2017/12/02 [22:15] 수정 | 삭제
  • 맡으면 수당 받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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