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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마을의 외톨이 아저씨
김수희 글, 이경국 그림 / 미래아이 / 어린이책시민연대광진지회 신혜선회원
 
디지털광진   기사입력  2017/09/18 [10:44]

 유키의 고향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작은 시골마을이다. 20113,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면서 방사능으로 오염돼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이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동안 살던 마을을 버리고 대피해야 했다. 초록이 싱그러운 산과 들을 보면 평화로운 시골 마을이 연상되지만, 눈에 보이지도 않는 위험한 물질이 가득한 죽음의 땅이다. 방사능에 오염된 물, , 그 땅에서 자란 식물 모두 위험한 것이 돼 버렸다.

 

▲ 방사능 마을의 외톨이 아저씨     © 디지털광진


지진이나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전부라면 유키는 고향으로 돌아가 피해복구에 힘쓰며 그곳에서 다시 뛰어놀 희망을 꿈꿀 수 있었을 것이다
. 그러나 핵발전소의 원자로에서 새어나온 방사능은 주변 마을에 회복 불가능한 좌절을 초래했다. 핵연료를 사용하는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을 말하고 있다. 아무리 안전하게 관리된다고 해도 사용 후 핵연료를 비롯한 발전소 폐쇄와 해체 과정에서 나온 쓰레기가 또 환경을 위협할 것이다. 그렇게 환경을 파괴하며 만든 인간의 물질문명에 자연이 노하여 내린 죗값을 인간들이 다시 치르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유키의 고향마을처럼 앞으로 또 어느 지역에서 무슨 사고가 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나라도 원자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면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힘 쏟아 안전한 에너지자원을 운용하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두려워하게 된다. 나오토 아저씨가 친척집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한 이유도, 자신들까지 방사능에 피폭될까봐 두려워서였다. 나오토 아저씨 한 사람 더 받아들일 여유도, 돌아갈 집도 없는 대피소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더 두려웠을 것이다.

 

갈 곳 없는 아저씨는 혼자 떠돌아다니다 두고 온 고양이들이 걱정되어 결국 고향으로 되돌아갔다. 마을로 들어선 아저씨를 반기는 것은 동물들이었다. 아저씨 자신도 버림받은 처지에 버려진 동물들을 돌보았다. 묶인 동물, 갇혀있던 가축을 풀어준 다음 먹을 것을 구해다 먹였다. 살아있는 동안에는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기로 마음먹고 하루하루를 견뎌냈다. 서울역에서 노숙자로 살더라도 그 땅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오토 아저씨는 살아있는 동안에는 생명을 귀하게 여기며 그 땅에서 살기로 했다.

 

그러나 쉽게 본받기 어려운 나오토 아저씨 개인의 삶이 숭고해 보일수록 맘이 편치 않다. 원전의 위험이 더 부각되길 바라는 마음에 그런 것 같다. 예기치 않았던 사고였지만, 정부나 전기회사, 건설사 등이 사고 후 안전과 안녕을 책임지는 모습을 볼 수 없어서 더 그랬나보다.

 

내 고향도 유키네 마을처럼 시골마을이다. 한때는 골프장이 들어설 거라는 소문이 있어서 심란했던 적이 있다. 그때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집이, 초록이 무성하고 과수가 풍부한 그곳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했었다. 다행히 골프장 건설은 무산 됐고, 나는 지금도 그 곳에 가면 밤나무 밑을 서성거리다가, 마을 앞 정자에 나와 앉았다가, 밤에는 마당에 나와 별을 보곤 한다. 그래서 우리 마을은 이제 끝났어.’ 라며 좌절하는 유키 아빠의 한숨소리와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좌절감을 조금은 알 듯 하다.

 

평화로운 시골마을이지만 이제는 죽음의 땅이 돼버린 후쿠시마의 어느 작은 시골마을에 닥친 끔찍한 재앙을 잊지 말아야겠다.

 

 글을 써주신 신혜선 님은 어린이책시민연대 광진지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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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18 [10:44]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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