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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엄마
백희나 글, 그림 / 책읽는곰 / 어린이책시민연대광진지회 염은희
 
디지털광진   기사입력  2016/08/09 [17:47]

엄마란 단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좋은 엄마, 착한 엄마, 잔소리 쟁이 엄마, 날씬한 엄마, 무서운 엄마 등등... 책 표지에서 보여주는 엄마의 모습은 구름 속에 가려져 알 수가 없다. 어떤 모습일까? 이상한 엄마? 머리모양새부터 범상하지 않은 모습은 궁금증을 자아내고 이런 궁금증 속에서 책표지를 넘기면 산처럼 쌓여있는 달걀더미가 보인다. 달걀장수 엄마인가? 먹구름으로 비가 엄청 쏟아지는 서울 거리 속에서 이상한 엄마 얘기는 시작된다.

 

▲ 이상한 엄마     © 디지털광진

호호가 아파서 조퇴를 한다는 연락을 받은 엄마는 직장에서 당장 달려 갈 수 없어서 친정어머니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전화를 건다. 그런데 그 전화는 먹구름의 장난인지 구름을 만드는 선녀님에게 연결이 된다. 아이가 아프다는 전화를 받은 선녀님은 잠시 아이의 엄마가 되어주기로 한다.

 

아파서 조퇴하는 아이에게 혼자 있는 집은 많이 무서울 것 같다. 호호가 집안에 들어오며 “엄마?”하고 불렀을 때 반갑게 맞아주는 이상한 엄마는 호호에게 무서움보다는 안도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식탁위에서 열로 콧잔등이 빨개진 호호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이상한 엄마의 얼굴에서 무표정하지만 호호를 위해 뭔가를 해줄까하는 따뜻한 엄마의 마음이 느껴진다. 이상한 엄마가 만든 달걀 국, 달걀 후라이, 그리고 달걀 거품은 아픈 호호를 편히 쉬게 해주었고 뒤늦게 달려온 엄마에게도 하루의 피곤함을 달래주는 회복제였다. 이상한 엄마는 더 이상 이상한 엄마가 아닌 보편적인 모성애를 가진 우리엄마의 모습이었다. 호호에게도 엄마였고 호호엄마에게도 엄마의 존재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이런 이상한 엄마가 종종 나타나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 내가 아플 때, 내가 피곤할 때, 내가 힘들어 할 때 소리 없이 나타나 그저 따뜻한 음식과 온기만으로도 위안이 되어주는 그런 존재가 우리 어른들에게도 필요할 때가 있다. 또한 맞벌이 부부나 기타 여러 형태의 가족 모습 등으로 혼자인 아이들이 많은 요즘 돌봄의 관계도 예전보다는 다양한 방식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 안에서 우리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느끼게 해주고 싶은 가족 간의 정서가 조금씩 밀려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따뜻함, 편안함, 느긋함, 안도감 같은 여러 감정들이 뒤섞인 존재가 엄마가 아닌가 싶다. 내 아이가 아니어도 내 엄마가 아니어도 의지가 되고 위안을 줄 수 있는 나눔의 관계 속에서 엄마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배워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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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8/09 [17:47]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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