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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길을 지켜라 뚝딱
김중미 씀, 도르리 그리고 만듦 /유동훈 찍음/낮은산/어린이책시민연대광진지회 박영미회원
 
디지털광진
 

 「6번길을 지켜라 뚝딱」 은 2009년 상연된 인형극 <얘들아, 거꾸로 가자>를 그림책으로 담은 이야기다. 작은 공부방에서 아이들과 마을사람들이 함께 인형을 만들고, 사진기에 담아서 만든 책이라고 한다.

 

▲ 6번길을 지켜라 뚝딱     © 디지털광진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경찰서를 세 아이가 숨어서 지켜보고 있다.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걱정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긴다.

 

‘기이잉 푹 쿵쿵쿵...’

어두운 분위기와 쏟아질 듯한 커다란 글자에서 긴장감이 느껴진다.

 

이 책의 주인공은 도깨비 삼형제다. 캄캄한 땅속에서 살던 힘세고 정의로운 형 도깨비, 겁은 많지만 지혜로운 소심도깨비, 청개구리 같은 엉뚱한 막내 거꾸로 도깨비는 자신들의 터전이 위험해져서 100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자신들의 땅속 마을처럼 없어질 위기에 놓인 산동네 6번길에서 자기들만큼 당찬 아이들을 만난다. 아이들이 사는 마을은 아파트 개발로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도깨비들이 살 곳이 없어져 100년 동안 저 아래 땅속에서 살고 있었던 것도 세상이 온통 개발에 빠져 온 땅을 갈아엎었기 때문이었다. 산동네 사람들이 삶터에서 내몰리는 신세나 도깨비들이 사람 사는 세상에서 멀리 떨어질 수밖에 없던 사정이나 같다. 우리들의 이야기가 있고, 삶이 있고, 선조들의 지혜가 있는 곳을 오래되었으니 개발해야 한다는 이유로 꼭 철거해야만 하는 건지. 오래된 동네를 살리고 옛이야기를 보듬어 지켜내고 싶다.

 

도깨비 삼형제는 사람들의 일은 골치 아파서 끼어들기 싫다고 하면서도 자신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아이들을 돕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온갖 도깨비짓으로 재개발 공사를 방해한다. 결국 형 도깨비와 재개발 세력을 대표하는 조사장 사이에 씨름판이 벌어진다. 반복되는 대결과정에서 떠났던 이웃들이 돌아와 주민들과 어우러지면서 마을은 생기를 되찾고, 대결 자체가 마을공동체의 잔치가 된다. 한판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힘겨루기를 하는 결말은 엉뚱하고도 재미있다. 서로 지켜내고 싶은 것이 다른 형 도깨비와 조 사장의 씨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도깨비 삼형제가 마을을 지키기 위해 했던 행동들은 옛이야기 속에 나오는 도깨비의 모습 그대로다.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도 도깨비의 말투와 행동이 정말 재미있다고 했다. 선조들이 쓰던 비장의 무기라면서 똥벼락을 뿌려대는 장면을 읽을 땐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읽어 주는 나도 마당놀이 공연하듯 저절로 흥을 붙여 읽어주게 되었다.

 

김중미 작가는 본인의 책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6번길을 지켜라 뚝딱」 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함께’ 만든 책이라서, 이웃들과 함께해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이 있다고. 나는 6년째 ‘어린이책시민연대’ 모임에서 책을 읽고 있다. 함께 책이야기, 삶이야기를 나누고, 지역의 아이들에게 책도 읽어주고, 때로는 작은 공연도 하면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늘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 삶, 사건사고들로 가득한 우리사회도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의 힘을 배우며 그 힘에 물들어가는 기쁨을 느꼈으면 좋겠다. 

 

 글을 써주신 박영미 님은 어린이책시민연대 광진지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사입력: 2016/05/19 [17:57]  최종편집: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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