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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진료소 어떻게 활용해야하나
종합의료복합단지 설립추진위, 여론조사 문구문제로 난항
 
디지털광진   기사입력  2016/02/12 [19:54]

 종합의료복합단지 2단계 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광진구에 기부채납 되는 소아청소년진료소 부지의 활용방안을 놓고 주민들 간에 갈등이 표출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종합의료복합단지 설립추진위원회는 활용방안을 주민여론조사로 결정하기로 했지만 질문내용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 11일 열린 추진위원회에서 소아청소년진료소 활용방안에 대한 여론조사 문구를 검토하고 있다. © 디지털광진

 

 

다수 추진위원 ‘리모델링으로 어린이 문화시설’, 인근주민들 ‘주차장 건립해야’

종합의료복합단지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이선우. 이하 추진위)는 11일 오후 서울병원에서 회의를 열고 소아청소년 진료소 활용방안 설문조사계획과 중곡역 지하철출구 신설 타당성조사 용역문제 등을 논의했다.

 

지난달 25일 회의에서 소아청소년진료소 활용방안을 여론조사로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던 추진위는 1월 28일 소위원회를 열어 조사방식과 표본, 설문내용을 논의하고 이날 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었다.

 

소위원회에서는 설명자료를 사전에 배포하지 않는 대신 설문조사원이 배경을 설명해주는 정보제공형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대상은 중곡동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으로 정해 추진위에 보고했으며, 이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설문문항에 대해서는 즉각 추진위원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당초 소위원회는 ‘중곡동은 주차난이 심각하고 녹지공간이 부족하므로 현재의 소아청소년진료소를 철거하고 철거한 자리에 지하에는 주차장을, 지상에는 공원 등 공공공지를 조성하는 방안’(1안)과 ‘중곡동은 어린이 문화시설이 없어서 소아청소년진료소를 철거하지 않고 재활용하여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공연장 및 복지시설을 조성하는 방안’(2안) 중 어느 방안이 더 좋은지를 묻고자 했다.

 

이에 대해 1안을 반대하는 추진위원들은 “중곡동에 녹지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문구수정을 요구했으며, “추진위원회에서 리모델링으로 결정했는데 일부 주민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여론조사를 한 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여론조사 자체를 반대하기도 했다.

 

반면 1안을 찬성하는 추진위원은 “MOU와 다른 내용이기에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고, ‘지난회의 결정사항으로 선택의 문제이기에 여론조사로 가야한다.’는 의견이 제시되며 여론조사 방침을 재확인했다. 설문문항은 다시 15일 오전에 회의를 열어 결정하기로 했다.

 

논의과정에서 ‘지상을 공원으로 조성하고 지하를 3층 깊이로 파서 지하2층에는 공연장을 짓고 3층에 주차장을 짓자는 안’도 제기되었지만 '예산상 주차장이나 공연장 중 1가지만 가능하다’는 캠코측의 답변을 듣고 이 안은 사실상 폐기되었다.

 

이외에도 이날 회의에서는 중곡역 지하철 출구 신설 타당성조사용역 발주에 대한 보고가 진행되었다. 이와 관련해 캠코 관계자는 “용역명을 ‘중곡역 지하철출구 신설 타당성 조사 용역’으로 하고 비용은 5,199만원, 용역기간은 착수일로부터 90일로 정했다. 과업의 주요내용은 도시교통 현황조사, 출입구 설치계획(최소 3개안 이상의 대안 포함) 및 비용, 타당성분석, 유관기관 협의, 유사사례 현장답사 등이다. 용역입찰공고는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며 이달 29일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고 진행경과를 설명했다.

 

▲ 소아청소년 진료소 전경. 지은지 20년이 지났지만 외관은 비교적 깔끔하다.     © 디지털광진

 

 

소아청소년진료소 활용방안 어떤 안이 좋을까?.

이날 추진위원회에서도 논란이 되었지만 소아청소년진료소 활용방안에 대한 갈등이 본격화된 것은 2014년부터로 알려졌다.

 

소아청소년진료소는 종합의료복합단지를 추진하면서 현 건물을 철거하고 그 부지에 지하는 주차장, 지상은 공공공지로 조성해 광진구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소아청소년진료소는 중곡동 29-1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대지면적 5,348㎡에 지하1층, 지상4층, 연면적 6,424㎡ 규모로 지어졌다. 건물은 지난 1995년 지어졌으며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고 주차장은 38대 규모다.

 

하지만 2014년 설립추진위원회에서 소아청소년진료소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추진위원들이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하여 아동, 청소년 복지공간 등으로 활용하자.’고 의견을 모았으며, 주민자치위원장들과의 간담회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당시 논의에서 리모델링안에 찬성했던 한 추진위원은 “소아청소년진료소가 지은 지 20년이 다 되었지만 건물이 튼튼하게 지어져 헐기에는 아깝다. 중곡동에는 어린이 문화시설이 전무해 아이들이 발표회를 하러 중랑구민회관이나 다른 구로 가야되는 형편이다. 아이들의 문화공간뿐만 아니라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만큼 리모델링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다수의 추진위원들과 주민자치위원들도 동의한 내용이다.”며 리모델링안을 지지했다.

 

반면, 소아청소년진료소 인근지역 주민들은 리모델링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근 지역의 한 주민은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MOU 대로 가야한다. 이미 지상공원, 지하주차장으로 결정된 것이다. 지금 소아청소년진료소 주변지역은 오래된 다세대주택이 많아 주차난이 심각하다. 주차장이 없어 살던 세입자들도 떠나는 형편이며 방이 나가질 않는다. 녹지공간도 없어 문밖을 나서면 갈곳도 없다. 주차장을 만들어주겠다는 약속도 여러 차례 하지 않았나. 만약 주차장이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 이 지역 주민들은 날마다 구청에 가서 데모라도 해야 할 판이다.”며 원안대로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일부에서는 3월초부터 문을 여는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주민들에게 개방하기로 한 주차장을 활용하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주민들은 거부의사를 밝히고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주차장 중 100면을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9시까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소아청소년진료소 인근 지역 주민은 “계속 사용한다는 보장이 없다. 현재의 청소년진료소 주차장도 사용하기로 했었지만 얼마 못가 유야무야 되었다.”며 “원안대로 하는 것 말고는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중곡동 지역에 어린이문화시설이 없는 것도 사실이며, 소아청소년진료소 인근 지역의 주차난이 심각한 것도 사실이다. 건물이 충분히 쓸 만한 만큼 재활용하자는 의견도, MOU 원안대로 하자는 인근지역 주민들의 의견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소아청소년진료소 활용방안에 대한 여론조사 설문문항은 15일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며, 조만간 여론조사가 실시되면 어떤 식으로든지 결론이 날 전망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갈등이 이어져 왔으면서도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일정에 쫓기듯 여론조사로 결정되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을 전망이다.

 

캠코에 따르면 리모델링으로 결정되든 공원, 주차장으로 결정되든 투입되는 예산은 88억원 이내로 동일하다. 하지만 주차장을 조성하면 몇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만들 수 있는지,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어떤 시설을 어떤 규모로 예산의 범위 내에서 조성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안은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것이 더 주민들을 위한 방안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으며, 주민들이 여론조사결과에 승복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시간이 촉박하지만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하며 여론조사로 결정해야 한다면 사전에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약속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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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2/12 [19:54]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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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곡동주민 2016/02/13 [01:28] 수정 | 삭제
  • 어린이 문화센터만으로 설득하기엔 컨텐츠가 부족해보임
    중곡동 살면서 그게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적도 없고
    지역주민들의 불편과 반대를 설득할만한 좀더 발전적이고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함
    그리고 그대로 남겨둘거면 정신병원이미지는 벗게 지금의 우중충한 건물외벽은 좀 바꿔주길 바랍니다
  • 중곡동주민 2016/02/13 [01:20] 수정 | 삭제
  • 사실 공원만으로 꾸미기엔 티도 별로 안나는 면적 위성사진으로 건물옆 남는 부지를 보니 주차장을 만들면 100대정도는 충분히 주차공간이 남을걸로 보이는데 건강센타하고 같이 탄력적으로 운영해보는 절충적 방법도 있을 것임 그리고 건물옥상에 공중정원을 제대로 입체감있게 만들어 보는 방법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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