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이 윤석열 정부가 제출한 2025년도 예산(안)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 어린이정원 과학체험관 예산 42억원이 신규 배정된 것을 두고 “긴축 재정 기조와 모순되는 예산 낭비이자 졸속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헌 의원실이 확보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사업설명자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내년도 ‘용산 어린이정원 과학기술체험관 운영’ 예산으로 총 42억1,500만원을 신규 편성했다. 해당 사업은 국립과천과학관 소관 예산으로 신설됐으며, 내년 12월 체험관 조성 완료를 목표로 한다.
용산 어린이정원은 줄곧 용산 대통령실 이전의 ‘도미노 예산’으로 지적받아왔다. 현재 용산 어린이정원에는 보훈전시관(보훈부), 환경생태교육관(환경부) 등이 조성돼있으며, 키즈라운지(국토부)와 K-콘텐츠체험관(문체부) 등도 순차적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정부가 2년째 긴축 재정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통령실 앞 어린이정원을 채우기 위해 여러 부처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과학관 방문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불요불급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의원실이 과기부로부터 확보한 ‘5개 과학관별 방문객 수 추이’자료에 따르면, 2023년 총 방문객 수는 264만여명으로 2019년 393만여명의 67% 수준에 그친다.
▲ 5개 과학관 별 방문객 수 추이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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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업의 추진 과정도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시행 주체인 국립과천과학관이 지난 3월 과기부에 보고한 ‘전시추진안’에는 용산 어린이공원 사업 예산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후 과기부가 용산 어린이정원 과학체험관 운영 계획 추가를 지시했고, 국립과천과학관은 5월부터 논의를 시작해 7월경 계획을 수립했다.
약 2개월만에 40여억원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 계획이 수립된 것이다. 전시 콘텐츠 선정 과정에서 공모 절차도 없었다고 이정헌 의원은 지적했다.
이정헌 의원은 “긴축 예산을 한다면서 갑자기 40억원 혈세를 들여 용산 대통령실 근처에 체험관을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코로나19 이전 관람객 수도 회복하지 못한 과학관의 예산을 굳이 빼다 쓴 것은 명백한 예산 낭비이자 졸속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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