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정말 싫다 싶은 게 있습니다. 요즘은 코로나, 예전에는 뱀과 쥐가 그랬습니다. 철없던 시절에는 뱀과 쥐를 어떻게 씨를 말릴까 하고 궁리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실패했지만. 나중에서야 자연생태계가 사슬처럼 엮여 돌아가기 때문에 한 군데 사슬이 끊기면 더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글리벡이라는 약이 있습니다. 백혈병 치료제인데 이 약이 암에 대한 태도를 바꾸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몸에 암이 생기면 수술이든 방사선 치료든 간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암세포를 하나도 남김없이 없애버려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글리벡이라는 약은 암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지만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살아갈 수 있게 해줍니다. 고혈압이 있을 때 고혈압을 없앨 수는 없지만 혈압을 조절해주는 약을 평생 먹으면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듯이. 그 무섭다는 에이즈도 지금은 평생 약으로 조절하면서 건강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지금까지 백만 명 이상을 감염시키고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서운 바이러스. 사람들을 자유롭게 나다니지도 못하게 하고, 전 세계 경제를 마비시킨 엄청난 바이러스. 이 바이러스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하나도 남김없이 없애버릴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런데 그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다른 선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겠지요. 이 선택에 대한 힌트는 독감바이러스가 줍니다. 독감이란 놈은 감기보다 독하고 균이 자꾸 변이를 일으켜서 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독감에 대처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죠. 예방접종을 하고, 독감치료제를 개발해서 사용하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등. 코로나-19는 아직 예방접종약이 없고 이거다 싶은 치료제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면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고, 건강한 사람들은 대부분 잘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언젠가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겠지만 코로나-19가 우리와 완전히 헤어지지는 않으리라 예상됩니다. 이제는 슬슬 공포를 극복하고 공생을 위한 고민을 해야 할 때입니다.
1. 철저한 개인위생(손씻기, 마스크 착용), 2. 적절한 사회적 거리 유지, 3.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격리하고 확인 등.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새삼 깨닫게 된 게 있습니다. 하나는 개인위생을 잘하니 다른 호흡기질환도 잘 안 걸리더라는 점, 또 하나는 좋은 이웃을 둬야 내가 건강할 수 있겠다는 점.
칼럼을 써 주신 윤여운 원장은 내과 전문의로 중곡동에서 ‘더불어내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시민단체인 광진주민연대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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