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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왜 울어?
바실리스 알렉사키스 글/장마리 앙트낭 그림/전성희 역/어린이책시민연대 유지연 회원
 
디지털광진   기사입력  2019/11/05 [11:29]

한 아이가 분주하다. 코트를 입고, 모자를 쓰고, 장화를 찾아 집안을 돌아다닌다. 그 때 아이는 창을 통해 밖에서 공놀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외출 준비가 끝난 아이는 엄마의 준비를 기다린다. 드디어 엄마는 아이와 함께 바깥나들이를 나간다.

 

▲     © 디지털광진

아이가 자라면 엄마는 아이에게 많은 것을 해 주려고 합니다. 글 속 엄마 또한 우리와 다름없이 자신의 아이에게 많은 당부와 주의를 주며 아이가 원하는 바를 찾아 행동으로 옮깁니다.

 

이 아이는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요? 아이는 주운 끈을 보며 커다란 거미를 상상하고, 모래 위를 뒹굴고, 웅덩이에서 마음껏 쿵쿵거리며 찰방거리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할지도 모릅니다. 또 친구와 함께 놀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가만히 서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울어 버립니다. 그러면 엄마는 말합니다. “너 왜 울어?”

 

너 왜 울어?” 엄마는 이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애가 나가서 놀고 싶은 듯해서 밖에도 나갔다 왔고 슈크림 빵도 사줬는데 기분이 좋아서 웃어야 할 아이가 오히려 울어버리니 정말이지 화가 나서 돌아버릴 지경입니다.

 

책의 첫 부분에서 아이는 혼자서 비행기를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구름을 상상하며 한 손으로 비행기를 3천 미터까지 상승시키고 있던 아이에게 엄마는 말합니다. “코트 입어!” 지신은 나가고 싶은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는데 아이가 나가기를 원한다고 생각하고 부지런히 준비를 시킵니다. 밖에 나가서도 엄마는 아이에게 그 끈 버려!, 너 병 걸려서 의사 선생님한테 가고 싶어?, 뒹굴지마 엄마는 평생 네 옷이나 빨면서 살고 싶진 않거든, 제발 좀 그만 징징거려.” 등 아이에게 많은 당부의 말을 합니다.

 

글 속의 엄마를 어디서 보았을까요? 아이를 다그치는 말이나 아이의 손을 잡아끌고 자신의 보폭에 맞추어 걸어가는 행동. 말을 듣지 않으면 의사 선생님과 아빠까지 동원하여 협박하며 을러메는 모습이 어이없게도 나와 너무 똑같습니다. 우리 아이도 책 속의 아이와 같았을까요?

 

엄마의 치마폭에 싸여 있는 아이. 작가는 엄마가 입은 치마에 줄무늬를 그려 넣었습니다. 줄무늬를 꼭 잡고 서 있는 모습은 엄마라는 감옥 속에 갇힌 아이를 보여줍니다. 엄마가 하는 말을 따르고자 애써 오던 아이는 왜 울어?”하고 말하는 엄마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엄마를 위해 스스로 옷을 입고, 끈을 버렸으며 친구에게 사과도 하고 옷도 깨끗이 입으려고 노력했는데 그 공을 몰라주는 엄마가 야속합니다. 속이 상합니다. 그래서 웁니다. 엄마에게 자신의 마음을 한 번 더 들려주기 위해 울고 있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너 왜 울어?”하며 손가락질 합니다.

 

이 책에서 아이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습니다. 아이의 표정도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태도나 말투를 통해 아이의 행동이나 감정이 강렬하게 전해져 옵니다. 부모라면 읽는 내내 엄마의 공격적이고 부정적인 말투에 기분이 상했을 것입니다. 그런 말들은 아이를 더 작아지게 만들고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를 밝게 키우기 위해 부모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지금의 나는 아이에게 어떤 말투를 쓸까?’하고 자신을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글을 써주신 유지연 님은 어린이책시민연대 광진지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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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05 [11:29]   ⓒ 디지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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